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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넨베르크의 성령론 본문
판넨베르크의 성령론
판넨베르크의 성령론은 크게 4가지로 나뉘는데, 창조의 영과 삼위일체론 그리고 장의 개념으로서의 성령 이해와 종말론 속 성령이 그것이다.
1. 창조의 영
판넨베르크는 세계는 하나님의 창조라고 여겨질 때 바르게 이해된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현대의 자연과학과 성경적 주제들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였고, 이러한 시도는 결국 그의 성령 개념이 세계에 대한 과학적 설명과의 대화를 위한 가장 포괄적인 신학적 틀을 제공하게 하였다.
그의 체계는 만유가 신의 안에 속하며, 신은 만유에 내재하는 동시에 만유에서 초월하여 존재한다는 만유재신론과 비슷하다 볼 수 있으나, 그에게 있어 창조 자체는 비 필연적인 사건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판넨베르크의 신론이 그것과 같다고는 볼 수 없다. 판넨베르크는 하나님이 자기 자신을 온전히 현실화하기 위해 이 세계를 창조해야만 했다고 보았는데, 이러한 그의 주장은 세상에서 하나님이 성령을 통해 내재하신다는 것과 그 맥을 같이한다.
2. 삼위일체론
판넨베르크는 성령을 성부와 성자 사이의 사랑으로 이해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성령론에 주목하면서, 성령을 받음으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와 하나님과의 교제에 참여하게 된다고 보았는데, 이는 성령의 신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삼위일체론의 구도 속에서 성령을 이해하고자 한 것이다.
3. 장의 개념으로서 성령 이해
성령과 장에 대한 관계는 판넨베르크의 신학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장에 대한 이해에 앞서 성령에 대한 판넨베르크의 이해를 살펴보면, 그는 성령을 모든 피조물이 생명과 운동과 활동의 은혜를 입고 있는, 생명을 부여하는 원리로 이해했다. 다시 말해, 판덴베르크는 성령을 초월적인 하나님이 자신의 창조에 능동적으로 임재하시는 원리로 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가 말하는 장이론은 성령이 하나님의 창조적인 마당이 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판넨베르크는 몇몇 신학자들이 구약의 `하나님의 영`을 호흡과 바람으로 은유적 해석한 것과 같이 하나님의 성령은 모든 창조에 널리 퍼져있는 능력의 최상의 장으로서, 각각의 유한한 사건이나 존재는 장의 특별한 현현으로 간주 되기에 그들은 그 힘에 반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장이론이 성령의 인격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물리적 힘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가졌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노력에 무색하게도 성령이 하나님의 본질적인 장의 유일한 현현이라고 하여 성령의 인격성을 모호한 형태로 이끌고 말았다.
4. 종말론 속 성령
판넨베르크는 역사로서의 계시를 주장하며, 하나님의 계시를 보편사적 역사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보았다. 특정한 시기나 사건을 통해서가 아니라 역사 전체를 통해 하나님의 자기 계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판넨베르크는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역사의 종말이 이미 실현되었고, 하나님의 계시는 역사의 종말을 통해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는 `영원은 미래를 통해 시간 속으로 들어온다`라는 그의 말과 같이 과거이자 현재이고, 또 미래인 하나님이 성령을 매개로 피조물의 시간에 내재하시며, 그의 사랑을 실천하신다는 판넨베르크의 미래적 소망의 신학을 보여주기도 한다.
2) 의의와 적용점 등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Wolfhart Pannenberg)는 칼 바르트 (Karl Barth), 위르겐 몰트만 (Jürgen Moltmann) 등과 더불어 현대신학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의 신학의 특징은 하나님을 우주 만물의 창조주로 인정하고 이를 합리적인 차원에서 변증하려는 공적 성격을 지닌 신학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그는 신앙과 신학이 개인화되고 사적 영역에 머무르는 것을 방지하고 신학과 다른 학문, 특히 현대 학문의 총아로 인정받는 자연과학과의 대화를 진지하게 시도하였다.
그의 하나님 이해와 신학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것은 보편성의 개념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행위로서의 창조를 삼위일체론적 이해에 근거하여, 보다 보편적 특성을 가진 개념으로 이해하도록 이끌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 있어서 그의 신학은 일관적이며 합리적이고 더 나아가서 신학이 다른 학문과 대화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 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창조 이해가 상당히 보수적인 견해를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문, 특히 자연 과학과의 대화라는 관점에서 그가 진화론을 수용하고 이를 자신의 창조론의 일부로 삼은 것은 비성경적인 견해에 근거한 것이라고 평가되어야 한다. 삼위일체론에 기초한 그의 성령론은 성령의 신성과 사역을 논의하는 토대로서 작용한다. 그러나 성령 이해에 있어서 판넨베르크의 가장 두드러진 공헌은 사실상 역장 이론으로 정리될 수 있다. 이 이론은 성령의 사역에 나타난 보편성을 효율적으로 드러내므로 그의 성령 이해는 ‘보편성의 영’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역장으로서 성령 이해는 사실상 인격자이신 참된 하나님이신 성령의 성경적 이해와 오히려 상충 되는 단점 또는 모호함을 함께 지니고 있다.
그가 이렇듯 보편성을 강조한 이유는 과거 교회가 가졌던 권위주의적인 흔적을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렇게 하여 그리스도인들이 가능한 한 기독교 신앙의 어려운 문제들을 독자적이고 성숙한 차원에서 판단할 수 있길 바랬다. 공동체의 성원들이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인 점들과 현대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요 문제들에 대한 지식을 가지면 가질수록 더욱더 그들이 설교의 중심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기독교 선교도 똑같이 권위주의적 전통의 흔적이 제거되어야만 오늘날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과거에 많은 선교사가 행한 권위주의적 방법 때문에 많은 사회에서 기독교 선교를 거부하는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기독교 공동체가 선교지의 사회에서 인간 존엄의 진보적 모범이 되고, 또 그것에 동의하는 세력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처럼 그의 신학은 추락하는 기독교를 일으켜 세우려는 노력에서 행해진 방법론이었지만, 그리스도께서 우리가 이어가기를 바라신 완전한 순종을 외면하도록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판넨베르크는 기존 정통주의 신학과는 달리 믿음을 전제로 하지 않고 이성에 호소하는 아래로부터의 신학을 하고 있었기에 많은 부분에서 정통주의 신학과는 다른 양상의 결과들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아래로부터의 신학은 슐라이허마허와 칼 바르트를 거치면서 인본주의 신학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되는 등 이후의 신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참고문헌>
김원호, 『판넨베르크 신학 비평』
이신열, 『판넨베르크의 창조론과 성령론: 보편성을 중심으로』, 고신대학교, 2012
위키백과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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