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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해석학 입문 요약 본문

신학

성서해석학 입문 요약

유기농막대사탕 2023. 9. 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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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최근 대중의 사랑을 받은 가수 유희열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그는 곧장 존경하는 작곡가인 사카모토 류이치의 멜로디가 무의식중에 남아 유사한 테마의 곡을 쓰게 되었다고 사과했지만, 싸늘한 대중의 시선에 결국 진행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실력 있는 작곡가의 이러한 추락에 많은 음악 관계자들과 그를 지지하는 팬들은 안타까움을 토로했지만, 일각에서는 `창작의 무한하지만, 창작자의 자기검열은 생명이다.`라고 덧붙이며 그의 행보에 단호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표절 문제는 비단 음악·예술계통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교회 내에서도 설교를 무단으로 스크랩하거나 사고파는 등의 무분별한 설교의 인용이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본문과 주석, 각종 자료를 참고하여 준비하는 설교에 일반적인 표절 시비의 잣대를 들이밀 수는 없겠지만, 목회자의 권위가 중시되는 전통적인 한국교회의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것들이 한국교회를 점점 병들게 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많은 목회자가 김진홍 목사, 옥한흠 목사와 같이 유명한 설교자의 본문을 자기 것인 양 도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회중의 상황에 맞게 말씀을 해석하고 전달할 의무를 망각함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위대한 설교자라고 칭송받는 이들은 결코 이러한 의무를 망각하지 않았다. 옥한흠 목사가 설교 준비의 과정이 자신에게 십자가 같다고 말했던 것처럼, 비록 힘든 일일지라도 회중의 상황에 맞는 본문을 골라 그것을 철저히 해석하고 비평하는 작업은 목회자라면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교회를 지도하는 목사로서 가장 중요한 사역은 성서를 바르고 깊이 있게 해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 성서를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의 뜻을 회중들에게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목회자들이 어렵다는 이유로 성서 해석학을 배우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깊이 있는 성서해석이 불가해 다른 이들의 설교를 표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성서 해석학의 유용함과 함께 그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설교자를 위한 성서 해석학 입문>은 효과적일 수 있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성서해석법이 실제로 설교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각 해석법에 따른 본문 해석의 예를 많이 들어 독자가 쉽게 읽으면서도 성서 해석학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각 성서해석법을 완전하게 이해하도록 돕지는 못하겠지만 성서 해석학의 기본 지식은 충실히 제공할 것이라고 보기에 다음에서는 간략하게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본문비평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구약 히브리어 본문은 불완전하거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는 무수한 사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른바 원본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떠한 사본이 가장 원본에 가까운 것인지를 확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니면 무수한 사본들을 서로 비교하여 각 본문의 가장 원래적인 형태 내지는 가장 받아들여질 만한 최선의 본문을 재구성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원본 확정 내지는 원본 재구성 작업을 우리는 본문비평이라고 부른다.

 

1-1) 방법과 실제

사본들을 비교하여 어떤 것이 원래적인 것인지를 분별하는 것에 있어서 맛소라 본문에 우선순위를 두되, 본문 읽기의 연대가 오랜 것이나 여러 사본들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본문 읽기를 원본에 가까운 것으로 여길 필요가 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서기관들이 이해하는 어려운 본문을 쉽게 고치거나 이해를 돕기 위해 짧은 본문을 길게 늘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어려운 읽기나 더욱 짧은 읽기를 원본에 가까운 것으로 여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기준으로한 본문 증언의 중요도 순서와 비평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중요도 순서>

마소라 본문 쿰란 사본 사마리아 오경 70인경 70인경 개정들(아퀼라역, 심마쿠스역, 테오도시온역) 시리아역 탈굼 불가타 고대 라틴역

 

<비평예시> 신명기 271

וַיְצַ֤ו מֹשֶׁה֙ וְזִקְנֵ֣י יִשְׂרָאֵ֔ל אֶת־הָעָ֖ם לֵאמֹ֑ר שָׁמֹר֙ אֶת־כָּל־הַמִּצְוָ֔ה אֲשֶׁ֧ר אָנֹכִ֛י מְצַוֶּ֥ה אֶתְכֶ֖ם הַיֹּֽום׃ (BHS)
 
모세와 이스라엘 장로들이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명령을 너희는 다 지킬지니라 (개역개정 4)
 
모세는 이스라엘 장로들과 함께, 백성에게 명령하였다. "오늘 내가 당신들에게 하는 모든 명령을, 당신들은 지켜야 합니다. (새번역)
 

=>한글 번역본들은 1절 서두에서 모세를 주격으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나 히브리어 본문에 의하면 1절의 주어는 모세와 이스라엘 장로들이다. 따라서 모세와 이스라엘 장로들이로 직역하는 것이, 본문의 의미에 가까울 것이다. 개역 개정판 역시 모세와 이스라엘 장로들이라고 번역함으로써 히브리어 본문의 문법적인 의미를 잘 반영하고 있다.

2. 자료비평

 자료비평은 성서 저자나 편집자가 구약 각 책을 만들면서 어떠한 문서자료들을 사용했으며, 그 문서 자료들의 저자와 역사적인 배경 및 신학적인 의도 등이 어떠한지를 살피는 작업을 말한다. 이러한 자료비평을 통해 우리는 저자의 의도를 보다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이 기록한 사건들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또한 이스라엘 역사와 종교사 및 오경을 포함한 구약성서 전체의 발전 과정을 더욱 상세하게 서술할 수 있게 하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네 가지 자료들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작업이 쉽지 않은 데다가 자료 구분 자체가 학자들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자료비평의 단점으로 지적된다.

 

2-1) 방법과 실제

 자료비평의 일반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본문의 기본 단락을 나눈다. 단락이 나누어지면 각 단락의 문체나 용어 신학 사상 등이 어떤지를 살핀다. 조사 결과 본문이 한 저자의 작품으로 드러나게 되면, 그 단락의 저자, 연대, 문체, 시대적인 배경, 저자의 신학적인 의도 등을 분석한다. 만약 단락이 여러 자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먼저 그 단락을 구성하는 자료들을 분류한 다음, 각 자료의 저자, 연대, 문체, 시대적인 배경, 저자의 신학적의도 등을 분석하고 각 자료 사이의 관계를 살핀다.

 

<비평예시> - 창세기 1장과 2장의 불일치

 
창세기 1

1. 창조주의 명칭이 엘로힘으로 나타남
2. 창조의 순서가 식물-동물-남자와 여자로 나타남
3. 하나님의 말씀 창조에 관한 묘사로 초월적이고 절대적인 하나님을 강조함
4. 반복적인 어구를 되풀이 사용하여 단조롭고 형식적인 문체를 가짐
 
창세기 2

1. 야웨와 엘로힘이 더불어 나타남
2. 사람-식물-동물-여자의 순서
3. 하나님이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드셨다는 묘사와 같이 신인동형론적인 표현을 통해 하나님을 의인화 시킴
4. 창조자와 피조물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 전개하는 부드러운 문체
 
5. 두 본문의 경계 지역에 위치한 24절의 히브리어 본문이 상반절과 하반절로 나뉨

=>이렇듯 두 본문 사이에 있는 상이한 관점은 반드시 동일 저자를 전제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3. 양식비평

 

 양식비평은 독일의 궁켈에 의해 처음 시작된 것으로서, 문학 작품으로서의 성격을 갖는 구약성서의 적지 않은 부분들이 문자로 기록되기 전에 이미 오랜 구두전승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기본적으로 전제한다. 이러한 양식비평은 기존의 본문비평이나 자료비평이 하지 못하는 일, 곧 기록된 본문의 전역사, 곧 본문의 구전 단계와 삶의 자리에 대한 탐구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양식비평이 추구하는 방법론에도 나름의 한계가 있다. 구약성서 자체가 대단히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 발전되어 온 탓에, 구전 단계의 추적이나 삶의 자리 연구가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양식비평학자들에 따라서 장르 구분이 너무도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탓에, 동일한 본문을 두고서도 그 본문의 장르에 대한 학자들의 판단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그리고 묵시문학과 같이 모든 문서자료가 처음부터 구전으로만 존재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양식비평의 한계로 지적된다.

 

3-1) 방법과 실제

 양식비평의 일반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본문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를 결정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해당 본문의 구조를 살펴야 한다. 이를테면 서두 부분과 결론 부분에 상투적으로 나타나는 양식들을 확인하는 일이 그에 해당한다.다음으로는 그 단위의 문학 양식이 어떤 것인지 확정 짓는 작업이 이어져야 한다. 그 양식이 산문인지, 운문인지를 살펴야 하며 그것이 산문이나 운문 중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마지막으로 문학 양식을 결정한 후에는 그 양식의 사회적인 상황, 곧 삶의 자리를 확정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것은 역사적인 상황을 찾기보다는 삶의 정황을 찾는 것이라는 점이다.

 

<비평예시> - 시편 146

1. 시편 146편은 할렐루야 시편에 속해 있는 `찬양시`에 해당함
2. 찬양시의 특징은 대게 명령형의 찬양 권유로 시작한다는 것에 있음.(1-2)
3. 찬양의 근거를 알려줌(3-4)
4. 5절 이후의 본론에는 찬양의 내용이 나옴(6-7)
5. 결론에서는 서론의 찬양 권유를 반복하거나, 소원과 확신을 표현함.(10)

 

4. 전승비평

 

 전승비평은 구전 단계와 삶의 자리를 강조한 양식비평의 강조점을 한층 확대 적용한 것으로서, 기존의 자료비평과 양식비평의 연장선상에 있는 해석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본다면 전승비평은 이전의 해석 방법들을 보충하는 역할을 수행함과 아울러 본문의 형성 과정 전체에 주목함으로써 본문의 배후에 감추어진 다양한 의미들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있다.

 그러나 전승비평에도 나름의 한계가 있다. 전승비평학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전승자료들은 시대에 따라 항상 변한다.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기도 하고 기존 내용을 보충하거나 확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변화 과정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재구성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따라서 전승비평 작업은 본질적으로 가설적인 성격을 강하게 가질 수밖에 없다.

 

4-1) 방법과 실제

전승 비평은 전승 자료가 연결된 지역 전승 자료의 전승자 전승 자료가 전달되는 과정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비평예시>-창세기 6장 홍수 이야기

1. 창세기 6:4에 나오는 `네피림`은 본래 `거인족`에 대한 전승이었음
2. 그런데 이 전승이 야훼 기자에 의해 하나님을 떠나 창조 질서를 어지럽히는 인간의 악함을 고발하는 이야기와 결합하고, 홍수 심판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암시하는 이야기화 결합, 변형됨
3. 후기 유대교 전승에서는 제 힘만 믿고, 하나님께 대항했다고 홍수로 휩쓸려 멸망한 거인의 이야기로 각색됨(지혜서 14:6; 집회서 16:7)
4. 외경 바룩서(3:26-28)에서는 거인족의 멸망을 지혜의 결핍이라고 말함
5. 신양성서에서는 하나님을 거역한 천사들의 반역 행동과 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설명하는 이야기로 이해함(벧후 2:4; 6)
 

 

5. 편집비평

 

 편집비평은 구전 자료나 문서자료가 오랜 세월 동안 전승되어 오다가 최종 편집자에 의해 지금의 형태로 완성되기에 이른 배경이 무엇이며, 그러한 작업을 수행한 최종 편집자의 신학적인 의도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하는 방법론을 일컫는다. 편집비평은 성서 본문의 기본 단위를 세분하여 연구하는 기존의 방법들과는 달리 그 최종적인 편집 단계를 중시함으로써, 본문을 지나치게 쪼개거나 분해함으로 생겨날 수 있는 오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편집비평은 나름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편집비평가들은 저자들 내지는 편집자들의 신학적인 의도를 찾아내는 데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만, 사실 저자나 편집자의 의도라는 것은 제대로 알 수도 없고 설령 안다고 해도 온전히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정확한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또한 당대 신앙공동체 구성원의 고민을 들을 수는 있으나, 현재 독자들에게 별다른 교훈을 주지 못한다는 것도 편집 비평의 한계라 할 수 있다.

 

5-1) 방법과 실재

 편집비평 작업을 진행하려면 먼저 자신의 배후에 구두 전승의 단계로부터 문서화 될 때까지의 전승 역사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 본문의 기본 단위를 설정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그 본문을 전후 문맥 속에서 살피되, 그것이 현재의 형태로 편집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났으며, 어떠한 이유로 그런 변화가 생겨났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본문의 다양한 편집 단계와 삶의 자리 및 최종 편집자의 신앙과 신학 등을 추정한다.

 

<비평예시> - 호세아 1:1

1. 결혼 은유를 통해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계약 관계를 부부 관계로 보는 메시지를 처음 선포한 예언자는 호세아임
2. 호세아는 주전 750-725년에 북왕국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던 예언가
3. 호세아 1:1에서 나오는 세가지 의문점과 답
. 왜 유다 왕들의 이름이 먼저 언급되는가?
. 왜 호세와의 연대와 무관한 히스기야의 이름이 언급되며, 남왕국의 왕이 더 많이 언급되는가?
->호세아서는 호세아의 대에서 마무리 된 책이 아니라 북왕국 멸망 후 남유다로 피신한 이들에 의해 남유다에서 최종적인 편집이 이루어 졌을 것임
.왜 북왕국은 여로보암의 이름만 나오는가?
->여로보암 사후 북왕국은 정치적 쿠데타로 정통성이 결여되었기에 언급할 가치가 없었음.
 

 

6. 정경비평

 

정경비평은 성서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를 적극 자극하면서도 성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실재에 대해서 증언하는 책이라는 주장을 전개함으로써 학문과 신앙 사이의 단절을 해소시키려 하는 방법론이다. 정경비평은 구약 본문을 정경의 맥락에 속한 신약성서와 관련시켜 이해하고자 하고, 또 해당 본문에 대한 주석의 역사를 살핌과 동시에 그 본문이 오늘날의 신앙 공동체에게 주는 신학적인 교훈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본문의 역사적인 의미 탐구에 치중하는 역사 비평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경비평에도 그 나름의 문제점이 있다. 누구나 지적하는 바와 같이, 정경비평은 성서 본문의 최종 형태를 대단히 강조하기 때문에 정경 비평 작업은 본문의 전 역사를 객관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목표로 하는 역사 비평적 접근을 다소 소홀히 여기는 대신에 본문의 신학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작업에 기울어짐으로써 지나치게 주관적인 해석에 기울어질 우려가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6-1) 방법과 실재

정경비평 작업을 진행하려면 먼저 정경으로 확정된 한 본문을 선택한다. 그 다음에는 그 본문에 대한 역사 비평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그리고 나서 그 본문이 구약성서 전체의 맥락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신약성서 전체의 맥락에서는 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연구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그 본문에 대한 주석의 역사를 살피며, 마지막으로는 그 본문이 오늘날의 신앙 공동체에게 주는 메시지를 정리한다.

 

<비평예시> 유월절과 무교절의 의미(12:1-20)

1. 유월절과 무교절은 본래 악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를 바라는 유목민들의 피 뿌림 의식과 성공적 곡물 수확을 기원하는 농경 정착 사회의 종교 예식이었음
2. 유월절과 무교절은 이처럼 원래적인 삶의 자리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착 이후 출애굽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전형적인 해방 축제로 결합함(12:11, 14, 27, 23:5-6)
3. 유월절의 희생 제물로 사용된 어린 양은 후에 십자가에서 구속의 피를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시되기도 함(1:29, 36)
=>유월절과 무교절에 관련된 이와 같은 메시지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억하며 그것에 함축되어있는 고난의 참된 의미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자 하는 거룩한 노력이 뒤따라야 함을 의미함
 

 

7. 사회과학비평

 

사회과학비평은 기존의 역사비평적인 성서 해석법이 고대 이스라엘 사회의 전반적인 구조를 소개하거나 그 사회 연구를 통해서 오늘날 해석자가 속한 사회를 바르게 변화시키는 데 적용될 수 있는 교훈을 찾는 면에서는 제한성이 있음을 발견한 데서 출발한다. 즉 사회과학비평은 관찰 대상이 되는 구약 본문 이면의 사회 구조를 결정하고 그것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구약성서 해석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뿐만 아니라, 그 본문에 대한 설교를 듣는 회중으로 하여금 자신의 공동체를 새롭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회과학 비평에도 나름의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도 구약 성서를 사회과학의 방법론으로 설명하는 것은 구약성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감퇴시키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다른 방법론과의 연계를 통한 통전적인 해석 작업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현대의 다양한 사회과학 이론들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본문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다는 것도 종종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7-1) 방법과 실재

사회과학비평 작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반 사회과학 이론에 대한 공부가 이루어진 뒤에 그것을 적용할 성서 본문을 확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그 본문이 전달되어야 했던 공동체의 사회적 위치가 무엇이며 공동체 구성원들의 사회적인 정황이 어떠한지를 연구한다. 이어서 그 본문이 당시의 공동체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본문에 대한 설교를 듣는 회중의 사회적인 위치와 정황 및 그들에게서 기대되는 사회적인 역할 등을 제시한다.

 

<비평예시> 아모스의 사회비판 메시지

 
1. 아모스는 하나님의 공의의 질서에서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던 여로보암 2세의 북왕국에서 활동한 예언가임.
2. 당시 채무자들은 토라의 규정에서 빼앗길 금하고 있는 약자들의 생활필수품과 의복마저 저당 잡힌 채 학대당하는 불행한 처지에 놓여있었음.
3. 이러한 상황에서 권력자들을 향한 아모스의 비판과 외침은 이같이 자기 파멸의 길을 걷고 있던 이스라엘을 향해 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 주권을 대언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음.
4. 오늘날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 역시 그들의 삶을 단정적이고 폐쇄적인 체제로 획일화시키려는 모든 시대에 대항하여 하나님의 창조적이고 구속적인 역사에 비판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함.
 

 

8. 수사비평

 

수사학적 분석, 또는 수사학적 접근으로도 불리는 수사비평은 수사학이라는 학문 분야를 성서에 적용한 성서해석 방법론을 일컫는다. 그래서 수사비평은 성서 본문의 문학적이고 심미적인 차원을 분석함으로써 본문의 의미를 더욱 부요하게 해주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수사비평은 때때로 본문의 역사적인 의미를 다소 소홀히 여긴다는 지적을 받는다. 수사비평이 본문의 최종 형태와 그 문학적이고 수사학적인 특징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 본문의 사회적이고 역사적이며 정치적인 배경을 탐구하는 일을 그만큼 등한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1) 방법과 실재

수사비평의 방법은 먼저 본문을 세심하게 읽으면서 반복적인 표현과 인클루지오를 중심으로 본문의 단락을 정해야 한다. 특히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낱말이나 어구, 문장 등에 초점을 맞추어 해당 본문의 시작과 끝을 정하며, 독자나 청중을 설득하기 위해 사용한 수사학적인 도구들에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어진 본문이 그처럼 다양한 수사학적인 도구들을 사용하여 강조하고자 한 의도 내지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

<비평예시>- 호세아 11:1-11

1. 이 본문 단락의 수사학적인 특징 중 중요한 것은 3, 5, 6, 7절임
2. 3절에서 이스라엘은 야웨께서 자기들을 고치시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전혀 알지 못했고, 호세아는 이러한 이스라엘을 비판하기 위해 이스라엘 대신 에브라임이라는 고유명사를 사용함으로 하나님의 치료행위를 강조함.
3. 5절에서 호세아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벌을받아 이집트로 되돌아 갈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 야웨께서 그들에게 사랑을 부어주시기 전의 억압과 속박의 상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함.
4. 6절에서는 하나님의 심판이 앗수르의 칼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 말하는데 특히, 칼이 이스라엘을 하나님으로부터 멀게 만든 제사장을 멸망시킬 것임을 강조함.
5. 7절에서는 `돌이키다``부르다, `높다`라는 단어를 `야웨께 등을 돌리다`, `바알에게 부르짖었다`, `일으켜 세우지 못할`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야훼가 이스라엘을 심판하실 때 바알에게 부르짖는 이스라엘이 구원받지 못할 것임을 강조하고 있음.
 

 

9. 구조주의비평

 

구조주의비평은 정경비평이나 사회학적 비평보다 역사비평적 관심을 더 배제시키는 공시적 해석의 방법이다. 그렇기에 구조주의비평은 저자의 의도나 본문의 역사적인 형성 과정보다는 본문 자체의 내적인 구조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통시적인 역사비평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점으로 구조주의비평은 역사비평을 넘어서는 새로운 성서 해석 방법론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구조주의비평이 문화를 바라봄에 있어서나 성서를 해석함에 있어서 이질적인 요소들의 상호 공존이라는 측면을 강조한다는 것은, 그것이 가치의 다원성을 인정하지 않거나 다원적인 시각에서 문화를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 전통적인 성서해석과 일치할 수 없는 것임을 암시한다.

 

9-1) 방법과 실재

구조주의비평 작업은 먼저 본문을 장소나 시간, 등장인물 등의 변화에 따라 구분함으로써 본문의 기본 단위들을 확정한다. 그 다음에는 등장 인물들의 행동을 주의하여 조사하고 그들의 행동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지 살핀다. 아울러 본문을 하나로 묶어주는 심층 구조 내지는 중심주제가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그 중심 주제와 본문의 다른 구성 요소들 사이의 관계가 어떠한지를 고찰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에 기초하여 본문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유추한다.

 

<비평예시>-욥기 구조 분석

1. 욥기는 산문체의 서론, 결론 부분과 시문체로 된 논쟁 형식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음.
2. 서론(1:1-2:13)에서는 욥의 진실된 신앙을, 1논쟁(3-14), 2논쟁(15-21), 3논쟁(22-31)에서는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인과응보의 교리로 욥을 정죄하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나오며, 이후 32~37장에서는 하나님의 공의를 문제 삼는 욥의 답변을 비판하는 엘리후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이후 폭풍 가운데 임하신 하나님의 답변(38:1-42:6)에서 인간의 유한함과는 다른 하나님의 무한함이 표현된다.
3. 이러한 연결 구조를 통해서 주어지는 해답은 전통적인 인과율의 신학에 붙잡혀 귀로만 드는 일차원적인 신앙이, 창조주 하나님의 지혜와 신비로운 섭리에 순종하는 것으로, 그것을 초월하는 새로운 신앙의 경지에 도달했음을 의미함.
 

 

10. 이야기비평

 

이야기비평은 `이야기`라고 하는 특정한 문학 유형을 연구하는 것으로서, 학자들에 따라서 `서사비평`이나 `설화비평` 또는 `내러티브 비평`이라고도 불린다. 이 비평 방법은 앞의 구조주의비평과 마찬가지로 공시적인 성서 해석의 한 범주에 속하며 본문을 현재 형태 그대로 보려고 하는 본문 중심 해석법중의 하나이다. 또한 이야기비평은 본문의 형성 과정에서 밝혀지는 역사적인 정보 보다는 본문 자체가 전체로서 보여주는 내용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현존하는 본문을 하나의 완성된 문학 작품으로 보는 문학비평 작업들 중의 하나에 속한다.

그러나 이야기비평 자체가 완전한 것은 결코아니다. 무엇보다도 이야기비평은 이야기 장르에 속하지 않은 다른 많은 성서 본문들을 이해하는 데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구약성서 안에 있는 법, , 예연, 지혜, 묵시 등의 다양한 장르들에 이야기 비평의 기본 원리들이 두루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10-1) 방법과 실재

이야기비평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야기 장르에 해당하는 본문을 선택하는 일이 필요하다.그다음에는 그 본문의 배경이 어떠하며 그것이 이야기의 흐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살펴야 한다.아울러 본문의 줄거리가 어떠한지를 정리한 후에 그 본문 안에서 어떠한 사건들이 어떠한 순서로 어떻게 연결되며 어떤 관계를 갖고 전개되어가는지를 살펴야 한다.마지막으로 이야기의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어떠한 문학적인 기법들이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의 문맥에서 내포 저자가 내세우는 평가 관점은 무엇이며 해설자의 역할은 어떠한지, 그리하여 마침내는 본문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의도, 곧 본문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이끌어낸다.

 

<비평예시>-창세기 32:24-32

1. 본문은 야곱이 에서를 마주하기 전 그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여 얍복 나루에 홀로 남아 어떠한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록함과 동시에 그가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자로서 어떠한 사람으로 변하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음
2. 미상의 등장인물과 씨름한 야곱이 환도뼈가 부러지고 이스라엘이라는 이름과 축복을 받는 장면은, 교활함으로 가득했던 이전의 야곱을 부수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나타냄
3. 이러한 야곱의 모습을 통해 독자는 고통과 번민 속에 빠진 인간이 어떻게 희망의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지 깨달을 수 있음.
 

 

11. 독자반응비평

 

독자반응비평은 독자의 역할을 중시하기 때문에 어떤 본문에든 독자가 전제되어 있다고 본다. 이 방법론에서 독자는 단순히 정해진 본문을 읽고 이해하기만 하던 이전의 수동적인 태도로부터 벗어나 본문의 의미를 창출해 내는 능동적인 참여자로 자리바꿈하게 된다. 이를테면 본문 읽기의 과정에서 독자가 주어진 본문에 이미 정해져 있는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독자 자신의 삶에 기초한 다양한 해석을 함으로써 본문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그럼으로써 저자 못지 않게 본문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독자는 저자의 특수한 시각에서 정리되고 그의 특수한 계획과 의도를 통하여 진술된 본문을 읽기 때문에, 저자와 그가 만들어낸 본문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본문과 독자 사이의 의사소통에서 저자의 주도적이고 지배적인 역할을 무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독자의 자유를 인정하고 강조한다고 해도, 그는 결코 저자와 본문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저자와 본문을 무시한 독서는 불완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1-1) 방법과 실재

독자반응비평은 먼저 본문의 범위를 정한 후에 등장인물이 누구이며, 그가 어떠한 동기에서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그들의 행동과 결부되어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어떻게 서로 관련되어 있는지를 살피되, 독자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틈새 메우기의 방법과 예상과 회상의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본문이 이상 모든 요소를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의도 내지는 본문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비평예시> 열왕기상 19:1-8

1. 본문의 엘리야가 활동하던 시대는 바알 종교를 앞세운 아합과 이세벨의 철권 통치로 인해 야웨 신앙이 위기에 처한 상황이므로 그의 예언 활동은 야웨 신앙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
2. 엘리야가 기적을 행하고 바알 선지자들을 기손 시내에서 칼로 죽였음을 알고도 종교개혁을 추진하지 못한 것은 아합의 통치가 이세벨에 의해 좌우되고 있음을 나타냄.
3. 이세벨의 위협과 경고에 직면한 엘리야는 두려움을 느끼고 광야로 도망친 엘리야는 절망에 빠진 채 죽기를 바람.
4. 천사의 도움으로 양식을 공급받은 엘리야는 호렙산으로 가 하나님을 경험하고,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천 명의 의인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됨.
=>하나님은 자신의 택 한 종이 절망적인 상황에 있을 때 그에게 오셔서 그를 회복시키시고 그에게 능력을 주시며 더 나은 승리를 예비하신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음.
 

 

나가는 말

 

 오늘날 우리는 한 번의 인터넷 검색만으로 너무나도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수많은 자료를 접하며 거기서 나오는 아이디어와 영감, 독창적인 문구들이 자연스레 설교에 흘러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그러한 자료들에만 의지한 채 말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의 시간을 배제한다면 그것은 말씀의 종으로 세워진 목회자의 사명을 거부하는 행위와도 같다. 그렇기에 목회 윤리적으로 그러한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표절 행위가 꼭 게으름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신학대학원을 갓 졸업해 부서의 설교를 맡은 교역자들은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한 상태다. 종합학문을 다루는 학교의 특성 때문에, 한가지 학문에 대해 깊이 있는 학습이 이루어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본 도서인 <설교자를 위한 성서 해석학 입문>과 같이 비교적 알기 쉽게 설명하는 서적들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성경 비평의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성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찰이 있을 때, 말씀을 통해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나님의 입으로서의 사명을 더욱 잘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설교를 통해 명예도 얻고 교회 성장도 꾀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러나 먹음직도, 보암직도 한 열매가 결국 파멸을 가져왔듯이 무엇이 교회를 위한 것이고 무엇이 자신과 교회를 파괴로 이끄는 지름길 인지 스스로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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