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_castle
몰트만의 구원론 본문
몰트만(Jürgen Moltmann)의 구원론 정리
위르겐 몰트만은 21세기 현존하는 조직신학자 중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그는 60여 년에 걸친 자신의 신학 작업을 통해서 독일을 넘어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에 걸쳐 신학적 통찰을 제시하였다. 그는 장기간에 걸친 그의 신학 여정 속에서 펼쳐진 다양한 신학적 주제를 적잖은 신학 사상의 변천 속에서 풀어냄으로, 매우 풍성한 신학적 열매를 거두었다.
그는 조직신학적 이야기를 주로 다루며, 전통과 현대사상 그리고 복음과 상황의 대화를 바탕으로 통전적인 이해와 접근을 보여준다. 그가 제시한 독특하고도 창의적인 사고와 획기적인 신학적 주제는 언제나 학계에 새로운 화두가 되었다. 그가 신학계에 던진 화두는 그가 살아가는 독일에 한정된 것이 아닌 범지구적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나 시대적 질문에 대한 문제 해결과 그에 따른 신학적 과제들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렇듯 그는 시대를 꿰뚫어 보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신학 작업을 통해 세상에 위치한 교회들에 선구적인 입장을 제공하는 학자였다. 그렇기에 다음에서는 이토록 위대한 조직신학자인 몰트만이 가졌던 구원론의 구조와 그 성격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몰트만의 구원론적 구조와 성격
전통적으로 구원론은 성령론과 교회론에 연계되어 서술되었으나 최근에 이르러서는 독자적인 구원론의 영역에서 다루어진다. 그런데 몰트만은 자신의 구원론을 주로 성령론 안에서 다룬다. 그에게 있어서 구원의 개념은 하나님 형상의 회복과 완성 곧 새 창조를 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과 모든 피조물의 전도, 왜곡, 손상된 관계성을 회복하고 온전한 상태로의 변화와 변용을 통한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의미한다.
사회적 삼위일체
몰트만의 구원론의 핵심적 특성은 사회적 삼위일체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구원이해에 있어서 철저히 삼위일체적 구조를 견지한다. 성부는 성령을 통하여 성자의 형상 속에서 인간과 세계를 창조하고 구원한다. 그러므로 몰트만은 선택과 속죄 및 중생, 칭의, 성화, 영화 등의 구원의 과정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상호순환적 사역을 강조한다. 삼위일체적 창조와 선택과 속죄뿐 아니라 구원의 주관적 실현과 적용이 이루어지는 모든 영역에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공동사역이 이루어진다고 몰트만은 역설한다.
이런 맥락에서 몰트만에게서 구원은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 맺음이며, 사랑의 사귐을 의미하는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들이 성령 안에서 성자와의 사귐을 통하여 죄로부터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될 뿐만 아니라 영원한 삼위일체 하나님의 개방된 완전한 사귐 속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뜻한다.
2. 인간론
1) 하나님의 형상
몰트만의 구원론 구조의 기본적인 토대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과 죄인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통전적 이해다. 즉, 하나님의 형상에 대한 실체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전통적인 입장과는 달리, 몰트만은 관계적이며 공동체적인 접근을 강조한다. 인간은 사회적 하나님의 형상을 반영하는 관계적 존재이며 공동체적 존재다. 뿐만 아니라 영육 이원론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인간의 영혼이나 이성으로 보는 전통적인 입장과는 달리, 몰트만은 영혼과 육체를 지닌 전인적 존재로서 남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규정한다.
또한 세계에 대한 지배자가 아닌 관리자요 자연과의 동료관계로서 인간을 규정함으로써 생태적 책임을 지닌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하나님의 형상을 이해하는 것은 몰트만의 생태적 구원이해의 초석이 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몰트만은 하나님의 형상의 역동적인 성격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형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역동적인 변화와 지속적인 되어감 속에 있다. 즉 칭의와 성화와 영화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되고 형성되어간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몰트만의 역동적인 종말론적 구원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2) 죄에 대한 이해
몰트만의 구원론 구조의 결정적인 한 축은 죄에 대한 이해다. 몰트만에게서 죄는 영적, 개인적 차원만이 아니라 전인적, 사회구조적 차원을 포함하며 공동체적, 생태적 차원을 갖는다. 그는 전통적인 기독교 신학이 지나치게 죄를 내면화하고 영적인 차원으로 축소해왔다고 지적한다. 또한 사회적 죄나 공동체가 지닌 구조적 죄의 측면을 간과해 왔다고 비판한다.
그에 의하면, 죄는 하나님의 형상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며, 인간의 하나님에 대한 관계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죄는 기본적으로 관계성의 전도, 왜곡, 손상, 파괴이다. 즉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사랑의 사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과 이웃과 자연과의 건강한 관계성이 훼손됨으로써 우상 숭배와 증오와 불안과 절망뿐 아니라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불의와 사회적 차별과 문화적 소외로 나타난다. 특히 몰트만은 인간이 자연을 향한 위협과 폭력을 행함으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의 결과를 낳았다는 것으로 생태학적 차원의 죄를 역설한다.
3. 은총론
몰트만의 구원론에서는 선행적인 하나님의 은혜가 강조된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서 창조와 선택은 하나님의 무조건적이고 선행적인 은혜에 근거한다고 몰트만은 주장한다. 하나님의 사랑의 자유로 말미암아 피조된 인간은 죄와 타락에도 불구하고 신실한 하나님의 은혜의 대상이다. 또한 중생, 칭의, 성화, 영화의 근거요 토대는 언제나 삼위일체 하나님의 주도적 이끄심이다. 즉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의 선행성이 구원의 모든 과정을 인도한다. 이렇듯 몰트만의 구원론의 강조점은 자신에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일관되게 놓여있다.
4. 종말론
몰트만의 구원론 구조에 나타난 두드러진 특징은 구원의 시제의 종말론적 성격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근거한 종말론적 미래는 성령 안에서 신자의 삶 속에 현재화 된다. 구원의 시간적 세 계기인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구원은 몰트만에게서 분명하게 강조되며 무엇보다도 종말론적 선취의 개념이 지배적이다. 여기서 선취는 오고 있는 것의 기대와 함께 미리 취함을 뜻한다.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 창조의 경험과 성령으로부터 거듭남의 경험은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미래의 현실적 선취다. 따라 성령 안에서의 새로운 삶은 종말론적 지향성을 갖는다. 여기서 몰트만은 신자들에게 종말론적 성령의 담보, 즉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을 보증하는 선수금이 주어져 있음을 강조하는데, 이는 종말론적 선취의 근거가 된다. 몰트만은 약속과 성취의 도식을 통한 그리스도의 파루시아 개념과 강림의 시제를 일관되게 주장함으로써 개인의 종말, 역사의 종말, 우주의 종말의 차원에 있어서 종말론적 선취를 역설한다.
'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주신론 (0) | 2023.08.19 |
---|---|
창세기 비평(28장) (0) | 2023.08.18 |
마가 우선설과 마태 우선설 (0) | 2023.08.17 |
갈라디아서 수신자 문제(북 갈라디아설 VS 남 갈라디아설) (0) | 2023.08.16 |
몰트만의 성령론(몰트만의 <생명의 영>을 읽고) (0) | 2023.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