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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시온의 이단사상과 성경 정경화 본문
1. 마르시온의 이단 사상과 성경 정경화에 끼친 영향
2세기 초 흑해의 남쪽 해안 출신으로 신앙심이 돈독했던 마르시온은 로마에서 영지주의를 접하게 되고, 이후 그의 신학적 배경으로 삼게 된다. 영지주의는 철저한 이원론에 입각하여 물질은 악한 것으로, 영혼은 선한 것으로서 보았는데, 그들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던 마르시온도 율법과 복음, 구약과 신약, 이스라엘과 교회 등과 같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철저한 이원론적 사고를 고수했다. 특히, 그는 구약의 하나님에 대해 정의를 요구하면서 복수극을 벌이는 불완전한 성품을 소유했다고 보았던 반면, 신약의 하나님은 알 수 없는 아버지로서 선할 뿐만 아니라, 자비와 용서와 사랑을 가르치는 하나님으로 이해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을 `악한 하나님`과 `선한 하나님`으로 구별함과 동시에 선한 쪽이 악한 쪽을 대항하는 것으로 본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초대교회는 마르시온의 주장에 대해 그들을 위협하는 이단으로 볼 수밖에 없었고, 이에 프톨레미와 저스틴 마터와 같은 많은 속사도가 그의 주장에 맞서 대항하게 되었다.
폰 하르낙은(Von Harnack) 정경이라는 개념은 마르시온이 처음으로 고안해 낸 것이라 주장했으며, 중도학자인 블랙맨(E.C.Blackman)은 마르시온이 고정된 수로서 닫힌 정경을 만들어낸 최초의 인물임과 동시에 그가 없었다면, 성경의 선별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였다. 이렇듯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듯이, 마르시온은 초대교회의 정경화에 대한 과정을 연구할 때 가장 중요시 되는 인물 중 하나다. 그리고 이와 같은 관심은 그가 `두 하나님`사상에 근거하여 문서들을 수집하였고, 초대교회의 공식적인 정경 목록이 아직 없는 상황에서, 자의적 편집본인 누가복음과 열 개의 바울서신으로 이루어진 바울 정경을 제시함으로 비롯되었다.
구약의 하나님의 활동을 선한 계시로서 이해할 수 없었던 마르시온은 구약을 거부하고, 율법과 복음 사이의 갈등을 인정하는 서신서만 정경으로서 받아들였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는 신약성경을 갈라디아서, 고린도전후서, 로마서, 데살로니가전후서, 에베소서, 골로새서, 빌립보서, 빌레몬서의 순서로 정리함과 동시에 누가복음을 기초로 하는 자의적 해석을 통해 복음서를 정리한 후 정경으로서 제시하였다.
당시 초대교회에 존재하지 않았던 정경을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구분하여 묶은 이러한 마르시온의 도전적인 모습은 그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가지게끔 한다. 그러나 교회는 지역마다는 다를 수 있지만 이전부터 존재하던 공동 서신들을 통해 정경에 대한 사고가 이미 형성되어있었다. 마르시온의 행위는 이러한 선행된 이해들을 훼손하는 것으로서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그의 행위에 대해 터툴리안은 그의 저서 <마르시안에 대항하여>에서 폰투스의 어떤 쥐도 복음서들을 파먹어 망가뜨리는 그 자처럼 갉아먹지는 못한다고 비판함과 동시에, 마르시온이 한 사람에게 쓴 서신인 빌레몬서는 받아들이면서도 교회의 덕을 염두한 디모데전후서와 디도서를 거부하는 모습에 의문을 갖는다.
이렇듯 마르시온의 `정경`에 대한 주장은 초대교회에게 그의 신학만큼이나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올바른 성경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2세기 중엽 저스틴 마터가 그의 저서 트리포와의 대화에서 구약과 신약을 바로 이해하는 것은 아브라함 이후로 등장하는 언약과 함께 이후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처럼, 마르시온의 정경은 구약과 신약의 관계와 더불어 그 사이에 존재하는 연속성에대해 활발한 신학적 연구가 이루어지는데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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